집값까지 들었다 놨다 하는 '초품아'…"속지 마세요"

  • 5년 전

◀ 앵커 ▶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학교가 가까운 아파트를 선호하면서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단지 이른바 '초품아'라는 말까지 등장했고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학교가 들어선다는 말만 믿었다가 낭패를 보는 일도 속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준홍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얼마 전 입주가 시작된 경기도 오산의 아파트 단지.

이른 아침부터 초등학생들이 학원 차량에 올라탑니다.

혼잡한 큰길 너머에 있는 학교까지 운행하는 일종의 사설 통학버스입니다.

[유기현/학원교사]
"저쪽 아파트에서 나오는 큰 사거리가 교통사고가 좀 잦은 곳이에요. 여기가"

입주민들은 이런 불편보다 분양업체에 속았다는 생각에 더 분노하고 있습니다.

단지 조감도에 나와 있듯이, 이곳은 분양 당시 이른바 '초품아',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로 홍보됐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없던 일이 됐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아파트에 초등학교가 생긴다고 해서 그거 믿고 입주했는데, 그게 취소가 되는 바람에 (아이) 등하교가 너무 힘들어요."

총 1천3백 세대가 들어서는 이 아파트 바로 앞에는 당초 학교부지가 지정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 학교 신설요건이 4천 세대로 강화되면서 계획이 취소된 겁니다.

교육청은 분양업체에 '학교 설립이 안 될 수도 있다'고 통보했지만, 계약은 차질없이 진행됐습니다.

분양업체는 이런 사실을 계약자들에게 다 알렸다고 주장하고 있고, 입주민들은 분양업체가 계속 거짓말을 했다고 말합니다.

'초품아'로 시끄러운 곳은 이곳뿐이 아닙니다.

[분양 홍보 영상]
"단지내 신설 초등학교 부지와 유치원, 약 9분 거리에 명문 학원가가 위치해.."

지난 5월 경기도 안양에서 분양한 아파트에도 학교 부지가 예정돼있었지만, 교육부 승인을 못 받아 결국 무산됐습니다.

학교 신설계획은 말 그대로 계획일 뿐이라는 교육청, 이걸 이용해 '초품아'를 홍보하는 건설업체, 어느 쪽도 책임지지 않고, 결국, 입주자들만 하소연할 곳 없이 불편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전준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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