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보다]잦아지고 세지고…세계의 불청객 황사

  • 그저께


[앵커]
봄철 불청객으로 불리는 황사는 더 이상 우리나라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최근 이상 기후가 사막화를 부추기면서 누런 모래 바람이 전 세계 곳곳을 뒤덮고 있습니다. 

세계를 보다, 김민곤 기자입니다.

[기자]
먼지로 뒤덮여 하늘이 온통 노랗습니다. 

신호등과 자동차의 전조등만 빛이 보일 뿐 앞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달 말 북아프리카 사막에서 1000㎞를 날아온 황사가 남유럽 그리스 아테네를 뒤덮은 겁니다.

평소 하늘과 비교하면 비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엘레니 / 그리스 아테네 시민]
"모든 게 오렌지색이네요. 사하라 사막에 있는 것 같아서 낙타가 지나가길 기다렸다니까요."

중동 이라크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공원은 텅 비어있고, 도로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아 차들이 서행 운전을 해야 합니다. 

2022년에는 한 달 동안 시민 5000명이 병원 신세를 졌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카셈 아부 모하메드 / 이라크 바그다드 주민]
"길에서 커피를 팔고 있는데 손에 온통 먼지가 달라붙어 사람들도 마시길 거부하더군요."

현재 세계에서 한 해 발생되는 황사는 약 20억 톤으로 추정됩니다.

황사의 양이 많아지는 것은 사막화가 되는 지역이 넓어지기 때문입니다. 

무분별한 도시개발과 삼림파괴 뿐만이 아니라 최근 기후변화도 사막화를 부추기는데요, 

미국 연구에 따르면 세계 최대 열대 사막인 사하라 사막의 면적도 최근 1세기 동안 10%가 넓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는 매년 경제적 피해가 총 국내총생산, GDP의 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다보니 황사가 외교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호세인 아미르 압둘라히안 / 이란 외교장관]
"우리는 튀르키예의 댐 건설로 인한 (황사) 문제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이란은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강 상류에 있는 튀르키예의 댐이 황사를 유발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튀르키예는 이란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맞섰습니다.

한반도 황사 피해의 원인으로 지적 받는 중국은 지적하는 한국을 오히려 나무랍니다. 

[자오리젠 / 중국 외교부 대변인]
"황사는 몽골에서 왔는데 우리는 그걸 나무라지 않아요."

국가 간 갈등이 심해지자 UN까지 나서 황사 대응을 위한 연합을 꾸리고 황사 관측과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손석우 /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어느 지역에서 (황사가) 만들어지니까 이런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안을 과학적으로 하는 거고요. (관측) 데이터가 있어야 대응을 하는 거죠."

하지만 황사 피해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고 대책도 이해 국가들의 선의에 기댈 수 밖에 없어 황사 감소는 아직 요원해 보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세계를 보다, 김민곤입니다.

영상편집: 차태윤


김민곤 기자 imgon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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