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있는데 '리모델링'…"시끄러우면 나가 있어라?"

  • 4년 전
◀ 앵커 ▶

집에서 하루 종일 이런 소음을 듣고 있다면 어떨까요?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을 그대로 둔채 대규모로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는데 이런 소음이 하루 8시간 들린다고 합니다.

윤웅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전 10시, 드릴 소리가 집안 가득 울려퍼집니다.

벌써 일주일째.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점심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8시간 동안 계속되는 소음입니다.

취재 중에도 대화가 힘들 정도입니다.

## 광고 ##"말도 안들려요, 지금."

시각장애인 김수경씨는 공사 소음 때문에 밤에도 머리가 울릴 지경이라고 합니다.

모든 감각을 청력에만 집중하고 사는데, 고막을 울리는 소음때문에 일상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김수경/시각장애 입주민]
"바깥에 나가서 있어라. 이게 뭡니까. 바깥에 어딜 나가 있습니까, 땡볕에. 바깥에 나가 있으래요, 땡볕에."

소음이 얼마나 심각한 지 5분 동안 측정해봤습니다.

실내에서 측정된 평균 소음은 82.6 데시벨.

기차가 지나가는 철도변 소음 수준인 80데시벨 보다도 높습니다.

순간 최대 90데시벨 가까운 소음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바로 옆 사람과 대화하기조차 힘이 듭니다.

이 임대아파트에 사는 주민들 중에는 바깥 출입이 불편한 노인이나 장애인들이 많습니다.

하루 대부분을 집안에서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사 소음에 노출되는 시간도 더 깁니다.

[아파트 입주민]
"말도 못해요. 정신이 막 멍하고. 이렇게 하다가 내가 정신병자가 안되나…"

현재 진행 중인 장기 노후주택 개선 공사는 앞으로도 석달간 더 계속됩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주관업체인 LH측은 임시거처 등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면서 뒤늦게 해결 의지를 밝혔습니다.

MBC뉴스 윤웅성입니다.

(영상취재 여상훈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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