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가득 '학생 드럼 배틀'…뒤에선 학교만 '돈벌이'

  • 5년 전
◀ 앵커 ▶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출연한 유튜브 동영상으로 학생과 학부모 몰래 수익을 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사적으로 쓴 건 없다는 입장이지만, 학생들은 자신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했다며 청문회까지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정동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고등학생들이 드럼 연주 실력을 뽐내는 '드럼 전쟁' 유튜브 채널입니다.

서울실용음악고는 교내 학생들이 해마다 펼치는 드럼 경연대회 연주들을 찍고 편집해 이곳에 올립니다.

조회수 1천6백만 회, 구독자만 5만 명입니다.

이 채널 말고도 학교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도 학생들의 노래와 춤, 연주 영상을 올렸는데, 조회 수가 8백만 회가 넘습니다.

두 채널의 광고 수익금만 수 천만 원에 달하는 걸로 추정되는데, 정작 학생들은 광고 수익이 발생하는지조차도 몰랐습니다.

[서울실용음악고 졸업생]
"우리끼리 재밌자고 한 건데 갑자기 이슈가 되면서 학교에서 먼저 올린 걸로 알고 있어요. 수익금에 대해서는 아예 잘 모르는데…"

학생들의 노래나 연주 영상들을 올린 유튜브 계정은 또 있습니다.

이건 이 학교 교감이 만든 겁니다.

그런데 학교는 교감이 올린 이 영상들을 홍보한다며 아예 음악 관련 페이스북 계정을 사들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학부모들은 학교가 학생들을 돈벌이에 동원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학부모 B씨]
"이거야말로 아이들의 재능을 이용한 앵벌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사실은…"

학생들도 불투명한 학교 수입 지출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이고, 청문회까지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최근 교육청은 유튜브 수입은 학생들을 위해 쓰라고 권고하는 한편, 페이스북 계정 등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유튜브 채널은 학교와 학생 홍보를 위한 것으로 수입을 사적으로 사용하지 않았으며, 일부 계정은 수입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