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버린 영랑호 벚꽃들…봄기운 사라진 강원도

  • 5년 전

◀ 앵커 ▶

산불이라고 하지만 강원도 속초와 고성은 산줄기를 따라 주요 관광지와 숙박시설이 들어차 있는 곳입니다.

이 때문에 주요 관광지의 피해가 컸습니다.

배연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설악산 자락에 자리잡은 한 대형 리조트 건물 주변을 시뻘건 불길이 휘감고 있습니다.

강한 바람을 타고 빠르게 다가오는 불길을 피해 3백여 객실에 투숙 중이던 관광객들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사극 드라마를 찍었던 리조트 인근의 세트장도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성벽과 누각, 정자까지 전체가 불 타오릅니다.

거센 화염은 거대한 세트장을 잿더미로 바꿔 버렸습니다.

109개나 되던 내부 시설물이 모두 불에 타버렸습니다.

골프장의 잔디도 모조리 타버려 폐허처럼 변했고, 리조트 건물 주변도 곳곳이 불에 그을렸습니다.

[한화리조트 관계자]
"건물 자체는 저희가 괜찮고요. 다만, 저희가 드라마 세트장이 있었어요. 거기는 피해가 크고요. 오늘은 영업이 불가능하고요."

벚꽃을 즐기려는 봄철 관광객들이 빠지지 않고 들리는 속초 영랑호도 불길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꽃망울을 틔웠던 벚나무들이 불꽃을 내며 타들어갔고, 영랑호를 둘러싸고 즐비하게 자리잡은 펜션과 숙박시설들에도 불이 붙었습니다.

속초의 대표적인 관광지 영랑호입니다.

불길이 휩쓸고 지나가면서 이렇게 군데 군데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영랑호 주변 곳곳에 시커멓게 타버린 벚나무들이 널려있어 완연했던 봄기운마저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충수/속초시 청호동]
"이게 가짜 같기도 진짜 같기도 하고, 이거 뭐 꿈에나 나타날 일이지. 그렇잖아요. 동해안이 얼마나 좋은 건데…"

봄철 행락객을 맞아왔던 영랑호 주변 펜션 건물 25채가 불에 타는 등 주민들은 봄철 성수기, 관광 특수를 누리긴 커녕 갑작스런 화재로 삶의 터전마저 잃었습니다.

MBC뉴스 배연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