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도중 응급실…사죄 없는 '12시간 외출'

  • 5년 전

◀ 앵커 ▶

재판을 마친 전두환 씨는 12시간여 만에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귀가 도중 병원 응급실에 들러 간단한 진료를 받기도 했는데요.

전 씨의 어제 하루를 이동경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리포트 ▶

아침 8시 33분, 연희동 자택을 나온 전두환 씨는 부인 이순자 씨와 함께 차에 올라탔습니다.

23년 전 같은 골목성명도 없는 조용한 출발이었습니다.

출발 2시간 반 만에 전 씨가 탄 차량이 휴게소에 잠시 멈춰 서자, 다시 취재진이 몰렸습니다.

"(피해자들에게 할 말 없으신가요?) (5.18 유가족에게 사과하실 생각 없으십니까?)"

그러자 전 씨는 아무말 없이 차에 올라타 곧장 광주로 향했습니다.

오후 12시 30분, 취재진으로 가득 찬 광주지방법원앞.

광주시민들이 도착하는 전씨에게 사죄를 요구했지만, 전 씨는 이번에도 말이 없었습니다.

오후 2시 반 시작된 재판은 76분간 진행됐고 재판이 끝나자 전씨는 뒷문으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에 둘러싸인 전 씨의 차량은 20분이 지나서야 겨우 빠져나왔습니다.

이후 4시간을 쉼 없이 달려 저녁 8시 15분쯤, 연희동 집 근처에 들어선 전 씨의 차량은 갑자기 방향을 틀어 세브란스 병원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예정에 없던 병원행에 온갖 추측이 나왔지만 전 씨는 간단한 진료만 받고 20분 만에 나왔습니다.

밤 9시, 드디어 자택에 도착한 전 씨가 차에서 내리는 순간, 기다리던 시민들이 야유를 쏟아냈지만,

"내란 수괴자! 전두환!"

피곤한 모습이 역력한 전 씨는 별 반응 없이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12시간을 훌쩍 넘긴 외출.

그 시간 전 씨가 취재진에게 답할 기회만 다섯 차례나 있었지만, 끝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이동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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