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아이돌 공연장으로 변질된 대학축제

  • 그저께


[앵커]
요즘 대학 축제가 한창인데요, 

낭만이 가득해야 할 축제가 가수들의 콘서트장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수억 원을 들인 콘서트에, 암표가 오가고, 가수들 사진을 찍어 돈벌이를 하기도 합니다. 

현장카메라 김승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요즘 대학가는 축제가 한창인데요.

인기 가수 모셔오기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많게는 수억 원 넘는 돈을 축제 비용으로 쓰고 있습니다.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현장음]
"다 같이 손 머리 위로!"

오후 7시 유명 가수들의 공연이 열리는 운동장엔 낮부터 인파가 몰렸습니다.

[전숙자 / 대학 인근 주민]
"동네 친구랑 함께 (가수) 비 공연 보러 왔습니다. 저희도 열심히 흔들려고요."

무대 가까운 곳에 재학생 구역이 따로 있는데 무료로 배포된 이곳 티켓이 암암리에 거래되기도 합니다.

[현장음]
"(한 장에 얼마예요?) 한 장에 만 원. (학생증은 필요 없어요?) 이게 애초에 학생증을 인증하고 받은 거라서."

[배은빈 / 재학생]
"커뮤니티 같은 데 가면 (암표) 파는 사람이 진짜 많고. 아기들, 그러니까 고등학생들도 살려고 많이 하고."

또 다른 대학축제, 공연장 한쪽에 대형 망원 렌즈가 달린 일명 대포 카메라 존이 따로 생겼습니다.

유명 가수 공연 시작까지 한 시간 정도 남았는데요.

공연장 뒤편에는 대포 카메라 수십 대가 즐비해 있습니다.
 
팬들에게 돈을 받고 '대리 촬영'차 오거나 공연 사진을 팔려는 사람도 상당수입니다. 

[대포카메라 촬영자]
"아이브 찍으러 왔어요. 400장, 500장 정도? 장원영은 10만 원, 다른 멤버는 8만 원."

이 대학 축제에 초대된 가수들의 공연이 끝나자마자 SNS에는 사진을 판다는 글들이 잇따랐습니다.

[A 대학생]
"우리 돈 내고 보는데 저 사람 외부인들은 왜 들어오지 싶으면서…"

[B 대학생]
"개인적으로 보관할 거면 상관이 없는데, 그걸 상업화해서 판다는 것 자체가 저는 문제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어느 대학 축제에 누가 초대돼 오느냐에 따라 대학 평판까지 들썩이는 시대. 

인기 가수 유치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축제 비용도 천정부지로 치솟습니다.

[A대학교 총학생회장]
"비싼 가수들은 5천만 원, 6천만 원씩. 다른 학교도 대부분 한 3억~4억 (원) 내에서 대부분 쓰고 있는…"

유명 가수 한 팀당 출연료는 보통 3천만 원선. 

세 팀만 불러도 9천만 원인데 무대, 음향, 조명 등 부대 비용까지 합하면 수억 원 넘는 돈을 가수 공연에 쓰는 겁니다.

[C대학생]
"친구들한테 다 물어봤거든요. 너희는 연예인 볼 거냐 아니면 장학금 10만 원 받을 거냐 이렇게 물어봤는데 다 후자를 택하더라고요."

인기 가수 공연장으로 변한 대학 축제, 정작 주인공인 대학생들은 뒷전이 돼버렸습니다.

현장카메라 김승희입니다.

PD: 김남준 장동하
작가: 전다정


김승희 기자 sooni@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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